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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산업계 30년, 삿갓투어 12년] 삿갓맨이 바라본 산업전시회

“전시를 주관하는 주관사뿐 아니라 참가기업과 근무자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기사입력 2017-12-06 07: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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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올해 #국제금형 및 관련기기전, #국제플라스틱고무산업전, #오토메이션월드, #한국기계전, #서울국제공구전, #금속산업대전,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참가기업과 소통


[산업계 30년, 삿갓투어 12년] 삿갓맨이 바라본 산업전시회

3월 INTERMOLD KOREA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에만 KOPLAS, AUTOMATION WORLD, BUTECH 등 굵직한 산업전시회가 개최됐다. 하반기에 열린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 금속산업대전과 한국기계전, 서울국제공구전을 한데 모은 ‘한국산업대전’, 11월 중순 DAMEX(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 등을 끝으로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산업전시회가 마무리됐다.

필자는 산업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면 언제나 도포와 삿갓을 쓰고 전시장 곳곳을 발로 뛰어 다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KINTEX와 COEX, EXCO에서 열린 전시회까지 전국 곳곳을 다녔다. 산업정보교류·유통·마케팅까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산업전시회의 태동과 변천사를 함께 했던 덕에 현장에서 수많은 산업인들과 소통하고 교감했다. 그러면서 매년 올해 개최되는 전시회만큼은 과거 전시회와는 달라지고 변화된 전시회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과거에 갇힌 전시 주관사
사실 새 정부 모토가 ‘관행 불식’ 이었던 이유에서인지 이 같은 신선한 바람이 올해 개최하는 산업전시회에서도 불어오길 기대했던 1人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전시 주관사의 운영은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시주관사들의 마케팅 홍보 역시 양지로 나오지 못한 채 수 십년 째 음지에 머물러 있다. 대형 전시회의 경우 온라인 방법을 활용하는 전시주관사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전시주관사들은 과거부터 고수해 온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인 육교 현수막과 초대장, 오프라인 전문지에 광고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게 홍보수단의 전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관사도 할 말은 있다?
기업은 변화의 몸부림과 마케팅 활로를 찾기 위해 때로는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전시회에 나간다. 치열한 전투장에 나간다는 심정으로 참가한다. 그래서 기업의 입장은 절박하다. 참가 기업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연관 전시회를 동시 개최해 규모는 커졌지만 “진성 바이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 주관사 관계자는 “전시회 통합을 하더라도 분야나 주제의 일관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전시회의 수준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고 항변 하지만, 무조건 외형적으로 덩치만 키우는 통합화는 자칫 전시산업의 거품만 조성하는 모양새로 남을 수 있다.

형식의 변화는 물론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만, 진정한 혁신은 형식만을 바꾸는데 있지 않다. 경기 불황속에서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전시회 “진정한 비즈니스의 장이 되어야“
성공적인 전시회로 치러지기 위한 첫 관문은 바로 ‘글로벌 바이어 유치’다.

그럼에도 사실 언제부터 어디서 어떤 전시회가 열린다는 정보는 알지만 어느 나라 어느 업체, 어떤 브랜드가 어떤 신기술을 선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사전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 참가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무엇을 전달하고 어떤 제품을 선보이는 지에 대한 정보 공개와 함께 다수의 바이어가 업계 정보나 트렌드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일련의 과정들을 시스템화 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제조업 및 일반 서비스 산업 등 산업의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는 전시산업인 만큼 경제위기에 따라 전시회경쟁도 심화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그 외양도 점점 커져왔다. 전시 아이템에 따라서 참가기업이나 바이어 참관객 수가 현저하게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전시산업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면서 전시회 아이템별로도 참관객 수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주관사만의 문제라고 지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참가업체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주관사뿐 아니라 참가기업, 근무자 자세 바뀌어야
기업마다 또는 업종마다 마케팅의 방법과 판로개척 방법은 다양다색하다. 전시 참가에 앞서 기업은 시대변천에 따른 마케팅전략들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참가 전시회의 부스 규모와 그에 수반되는 인테리어비용을 짜임새 있게 기획해야 한다. 무조건 커야하고 웅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시각적 효과에만 치중하기보다, 기업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 보여주기 식 보다는 저비용으로도 전시장을 최고의 마켓으로 활용한다거나 기업 특색에 맞는 퍼포먼스와 사전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격년제로 치러지는 전시회의 경우 신제품이나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갖고 나와야 하는데 롱사이클 산업이라는 이유로 전에 나왔던 제품 그대로 갖고 나와 볼거리가 없어지면서 낙후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스 근무자들의 자세도 꼬집고 싶다.

짧은 시간 내 집약적으로 고객에 응대해야 하는 부스 근무자들 가운데는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만을 만지작거리거나 고객이 있어도 제대로 된 응대를 하지 않는 근무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쟁터에서의 부스 근무 자세는 아니다. 주최 측과 참가업체, 근무자 모두가 ‘늘 해왔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고객을 맞아야 한다.

앞으로의 전시회는…
참가기업들의 바람은 하나다. 전시회 볼륨감만을 중요시 하다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품목들이 부스를 차지하고, 연관 산업이라는 이유로 ‘짝짓기’ 형태로 개최되는 전시회 보다는 진성바이어들을 통한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규모가 작은 전시 주관사보다는 대규모 산업전시회를 주관하고 있는 협단체의 몸놀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시 주관사 간 협업체계가 중요한데 사실 민간 기업 주도하에 개최되는 전시회와 협·단체 주도하에 개최되는 전시회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민간 기업 대부분의 전시 주최 목적은 자사 이익 창출과 연계된다. 이런 한계 때문에 참가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민간 기업들과 협·단체가 상호 협력해 나가면 더 큰 전시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산업전시회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협·단체와 민간 전시주관사들 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마냥 큰 그림만 그리고 있는 정부 당국도 다함께 해결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참가업체와 참관객들의 상호 피드백을 유도해 나가는 작업도 있어야 한다. 전시회 관람 뿐 아니라 국내·외 전시회 일정과 전시회 관련 영상이나 글로벌 기업의 출품제품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받아볼 수 있는 그런 전시산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전시회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대규모 산업 전시회를 주관하고 있는 주관사들 스스로가 전시회에 대한 깊은 고찰, 그리고 변화와 변신을 시도한다면 국내 전시문화에도 새로운 활력과 바람을 얼마든지 불러올 것이다. 기계산업인들의 깊은 내면과 가려운 곳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 참가기업은 물론 관람객과 바이어 모두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가업체들에게 참관객에 대한 최적의 정보를 주고 참관객에게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 전시장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전시 주관사의 역할이자 숙명이다.

수십 년 동안 전국의 산업전시회를 구석구석 놓침 없이 봐 온 삿갓맨의 눈은 피할 수 없다. 내년 첫 전시회부터 ‘산업파수꾼’ 삿갓맨의 유랑은 또다시 이어질 것이다. <김영환 대표·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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